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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스토리^^



- 닷컴에 올리고 자펌해왔어요.
태매 새단장 축하해요^^


**************


제가 지금 미국에 와있는데요, 온 지 100일정도 됐어요.
부천 공연을 끝으로 제로공연 앵콜과 이티피를 아쉬운 마음으로 뒤로 한 채 떠났는데요 앞으로 미국에 한 2년쯤 있을 것 같아요.
태지 8집이 제 입국 시기와 맞아떨어지기만을 기도하고 있지요^^

제 미국 생활 얘기와 이곳에서 알게된 미국인에게 태지 7집을 선물한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어서 전에 태지매니아 게시판에 1시간 30분도 넘게 걸려서 글을 썼다가 다 날린 상처가 있거든요.-_-;
그 상처를 치유하느라 몇일 걸렸구요^^; 지금 새로운 마음으로 써볼까 합니다.

제 개인 스토리는 다시 쓰자니 지치기도 하고 지루하실 것 같아 생략하구요, 여러분이 들으시면 좋아할 그 얘기를 쓸께요.^^




저는 5학년짜리 딸 하나를 달고 사는 아줌마로서, 요즘 일과가 새벽같이 일어나서 아이 간식과 점심 도시락(급식 먹을 때도 있고 반반이에요) 싸서 학교 보내놓고 저는 저대로 ESL강좌(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커뮤니티 컬리지에서 하는 무료 강좌에요)를 들으러 간답니다.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나라,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한국인과 일본인이 합해서 절반이고 나머지가 다른 나라들 섞여있다고 보시면 되요. 여기 와서 한국, 일본, 중국의 위상에 대해서,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것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얘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해볼께요.




외국 나가는 매냐들이라면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미국 가는 짐에 태지 7집을 몇장 챙겨넣어갔어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외국인에게 태지 음악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 매냐라면 비슷한 거 아니겠어요?^^

미국 간지 석달만에 태지의 일곱번째 소리를 선물할 첫 대상을 발견했으니,
그것이 바로 제인, 그니까 저의 ESL 티처랍니다.





제인에 대해 잠깐 소개를 드리자면 한마디로 '여자 서태지'라고 결론 내려도 좋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에요.
예쁘다기보다는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에요.마음이 예뻐서 빛나보이는 사람..누구처럼^^

작고 마르고 너무나 순수한 이미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몸에 베어 누구에게나 지극히 다정한 사람.
화장끼 없는 얼굴에 꾸밈없는 차림, 늘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하이킹을 즐기는..
꼭 무대 밖에 꾸미지 않은 태지같은 인상이랄까요?

첨엔 저보다 훨씬 젊은 줄 알았어요. 피부가 좀 주름지긴 했지만 너무 소녀같은 분위기여서요.
근데 알고보니 40대 중반이시더라구요.
결혼도 했고(거기 거기,, 안도의 한숨 쉬시는 분 보이는군요...ㅎㅎ), 그치만 아이는 없고 고양이만 두마리 키우신대요.

암튼 나이에 상관없이 결혼만 안했더라면 태지하고 연결해주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분이어서 강좌 시작한 지 얼마 지나고부터 선물할 기회가 되면 태지의 음악을 꼭 들려주고 싶다고 점찍고 있었어요.




근데 드디어 그 기회가 왔어요.
어쩌면 저가 기회를 만든 것이기도 해요.

아, 물론 선물이야 언제든 줄 수 있지만
아무 정보없이 줬다가 처음 듣는 소리에 낯설어 외면하게 되면 안되잖아요.
태지 음악이 그렇게 아무렇게나 취급되는 건 절대 참을 수 없기에 나름대로 사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난 9월 말, 제인이 9월 마지막 강의인 30일 강의에 커피파티를 하자고 제안을 해왔어요.
제인이 집에서 커피를 준비해오고, 학생들은 각자 얘기꺼리를 준비해 오면 된다구요.
사진이나 물건을 가져와서 얘기해도 좋다고 했어요.




흐흐~ 뭐 뻔하겠죠?
저의 토킹 어바웃 주제는 단연 태지!^^

그날을 위해 나름대로는 치열한 고민과 준비를 했답니다.
먼저 음악을 들려줄 것인가 말만 할 것인가를 놓고 얼마나 얼마나 생각을 많이 했는지 몰라요.




지금 제 살림이 임시 살림에 가까와서 제대로 갖춰놓고 살고 있질 못하거든요.
그래도 어디서 cd플레이어 딸린 카세트 하나 얻은 게 있긴 한데요, 음질이 아주 구리죠.-_-;

그걸로 7집을 첨부터 끝까지도 들어보고, 중간에 어느 한곡씩 불쑥~ 들어보기도 하고 해봤는데요,
그걸 들고 가서 들려줄 때 얻을 것과 잃을 것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구린 음질로 들려줘서 태지에 대한 첫 잇상을 구리게 만드느니 말로만 설명해서 좋은 상상 속에 남겨두는 편이 낫다는 결론을 얻었어요.

특히 그 클래스에는 락음악이 익숙치 않은 동남아 사람들도 많고, 스페니쉬권이나 일본 사람들도 대부분 아줌마, 아저씨들이라서 그닥 음악이 먹혀들 것 같진 않았거든요.
저의 주 타겟은 제인이었지만 제인도 40대라서 좀 걱정스러웠어요.
조심조심 접근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뭐 간첩 침투작전이라도 되는 것 같네요..ㅋㅋ;)




암튼 음악은 포기하고 다음 준비할 것은 사진!

또 고민 많이 했습니다.
큰맘먹고(!;) 한국에서 태지 자료를 별로 가져가지 않아서(태지에게서 벗어나 나도 내 생활에 좀 충실해보자는 마음이었죠..그 심정 아시죠?;;) 사진은 가지고 있는 게 없었고, 인터넷에서 뽑아야 했습니다.
없는 살림에 컬러 프린터 마구 쓸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딱 한장만 뽑기로 결심하고 나니 무지하게 고민되는 거 있죠.

도대체 뭘로 뽑아야 할지 고를 수가 있어야죠.
음악도 사진도 하나만 고르기에는 너무 지나친 인간 아닙니까?-_-;

아무튼 사진 고른답시고 태지 사진의 늪에 빠져 몇시간 헤롱거리가다^^;
어렵게 어렵게 고른 사진이 제부도 사진이었어요.
잘 고른 것 같나요?




사진 고르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써서 정작 다음날 할 얘기꺼리까지 사전 찾아가며 준비하고 보니 거의 잠도 못잤어요.
서태지에 대해, 그의 음악에 대해, 그가 한국의 대중문화에 끼친 영향과 업적에 대해, 매냐들에 대해, 나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얘기하려다 보니 할 얘기는 많은데 부족한 영어로 어찌 다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하여튼 최대한 준비를 한다고 했답니다.




다음날, ESL 강의에 갔죠.
제인이 테이블 배치도 그룹별로 대화하기 좋게 해놓고, 한쪽에는 커피와 직접 구운 애플파이를 차려놓고 있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풍경이나 유명한 관광지 사진, 혹은 고유한 물건 같은 것들을 가져왔더군요.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매일 그날마다의 주제에 대해 15분 정도 작문을 해서 내는 시간이 있거든요.
이날의 주제는, 오늘 뭐에 대해 얘기할 건지, 자기가 준비해온 걸 쓰는 거였어요.
그 글은 당연히 제인이 읽게 될테니까 태지에 대해 얘기할꺼라면서 태지 소개도 좀 썼죠.




그리고 대화 시간.
제가 처음 앉은 테이블에는 러시아 여자, 말레이지아 아줌마, 버어마 남자(미얀마로 바뀌었지만 국민들은 정부에서 맘대로 바꾼 호칭이 맘에 안든다며 계속 버어마라고 부른다네요;) 그렇게 앉아있었는데 왠지 태지 얘기 꺼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라고 생각이 되서 그냥 다른 나라 얘기만 함께 하다가 말았어요.
러시아 여자분한테는 그 전에 한번 태지를 아느냐고, 블라디보스톡에서 공연했었다고 얘기했는데 전혀 모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더 얘기 꺼내기가 싫었나봐요.-_-;
아, 또하나 이유는 버어마 남자랑 말레이지아 아줌마 발음이 몹시 알아듣기 힘들어서 의사 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어요.




중간에 쉬는 시간 후 테이블 이동을 하고 새로운 그룹을 만났어요.
거기에는 일본 새댁 둘, 칠레 아줌마 하나가 있었어요.
일본인과의 영어 대화는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마 가장 쉬운 편일 거예요.
발음상의 문제도 우리와 비슷하고, 문화도 서로 잘 알아서 한마디만 해도 바로 이심전심이 되어버리는^^;;
그리고 칠레 아줌마는 영어를 꽤 잘하는 편으로 이미 여러번 파트너가 되어 얘기해 본 분이라 편했어요.




칠레 아줌마 얘기와 일본 새댁 한명의 얘기가 끝난 뒤 제 차례가 되었을 때 저는 슬며시 태지의 제부도 사진을 꺼냈지요.

오늘 이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할꺼다 라면서.

때마침 와~ 하는 탄성들 질러줍니다.ㅎㅎ

그리고 기다렸던 질문 몇살이냐, 뭐하는 사람이냐 묻더군요.
몇살일 것 같냐고 알아맞춰보라고 그랬더니
일본새댁이 22살! 외쳐주시고, 칠레 아줌마 한술 더떠서 18살! 외쳐주네요.
어쩌자고~ -_-;

제가 실제 나이를 말하자 다들 말도 안된다는 표정 지어 줍니다.
흐흐~
제 입이 귀에 걸려 잠시 표정관리에 실패합니다-_-;;




다음엔 서태지가 한국 젊은이들의 우상이며 다양한 쟝르를 섭렵한 얘기, 태지보이스 결성해서 데뷔-은퇴-컴백한 얘기를 해주자 일본 새댁 하나가 그제야 서태지 안다고 아는 체를 하네요. 컴백 때 본 기억이 나나봅니다.

그리고 리레코딩 씨디에 나온 사진과 제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 핸드폰고리에 달린 태지캐릭 코팅한 것 등을 돌려가며 보여주고 있을 때, 여기저기 지나다니며 엿듣던 제인이 관심을 보이며 다가옵니다.

제 얘기를 듣다가 제 노트에 versatile이라는 단어를 써줍니다.
다재다능하다는 뜻이더군요.
그러더니 씨디 플레이어가 있으면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데..하면서 안타까워 하더라구요.

속으로 '제인 좀만 기다려. 내가 곧 들려줄께'하고 있었죠. ㅎㅎ

중간에 질문도 많이 받고, 태지 처음 좋아지게 된 때의 제 개인 감정 묘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관계로 준비해 간 말을 반의 반도 채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모두 흥미로워 하면서 제 얘길 들어 줬어요.





그날 수업 이후, 처음 맞은 수업은 그 다음주 월요일, 바로 10월 4일, 여우같은 날.^^
날짜도 어쩜 그렇게 기가 막히게 맞았는지 몰라요.^^

저는 그 전에 제인에게서 빌렸던 책을 돌려주며 고마웠다는 핑계로 태지 7집과 태지매니아 사이트에서 복사해 뽑은 7집의 영어 가사(물론 중간중간 태지 사진으로 작게나마 장식했구요^^)와 제 나름대로 간략하게 곡해설을 붙인 걸 함께 프린트해서 제인에게 주었습니다.





그날 저녁 내내 제인이 지금쯤 들어봤을까?
첫 느낌이 어땠을까?
혹시 이상하다고 듣다 만 건 아닐까?
너무 좋아서 무한 반복 중인 건 아닐까?

별 삽질을 다했지 뭡니까?




그리고, 그다음날, 화요일.
ESL 교실에 들어가 러시아 여자 옆 자리에 앉아 둘이 수다를 떨고 있는데 제인이 다가옵니다.
어제 준 씨디 아침에 한번 들어봤는데 무척 좋더라.
그러면서 옆에 있던 러시아 여자한테도 설명하더라구요.
어제 **가 한국 음악을 선물해 줬는데 너무 좋아서 모두와 함께 들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요.

기분이 좋았지만 한번 들어봤다는 게 걸리는 거예요.
아침이라 시간이 없어서 그랬을까?
혹시 맘에 안드는데 예의상 좋다고 얘기하는 게 아닐까?
제인이 워낙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 맘에 안들어도 제 기분 생각해서 좋았다고 할 사람이거든요.

또한번 속으로 삽질을 하면서, 겉으로는 10월 4일과 천사데이에 대한 설명을 제인에게 해줬어요.




그리고 나서 제인이 그전날 냈던 작문 페이퍼를 돌려주는데 보니까 돌려준 작문 페이퍼에도 씨디에 대한 언급이 써있더라구요.

아직까지는 한번 들어봤지만 이 씨디가 정말 맘에 든다.
사려깊은 선물 고맙고, 너의 느낌을 나와 나눠줘서(for sharing your feelings with me) 고맙다고.

우리 제인 말도 어찌나 예쁘게 하는지..ㅠㅠ
이걸 읽는데 감동과 흥분이 밀려오더군요.

근데, 여기가 끝이 아니랍니다 여러분.




또 다음날, 수요일이겠죠?
또 아침에 교실에 들어갔는데 제인이 꽤나 상기된 얼굴로 제게 다가옵니다.

저, 여자의 직감으로 '올 것이 왔다!'고 느꼈습니다.^^

태지가 한껀 했다는 느낌이요.ㅋㅋ




제 옆에 또 다른 한국 아줌마가 있었는데, 그 아줌마한테 제인이 그러는 거예요.
자기가 요즘 한국 음악에 빠져 있다고.
(서태지 음악을 한국음악이라고 하는 것도 꽤나 자랑스러웠다죠?^^)

옆에 있던 한국 아줌마가 영문을 몰라하길래
내가 서태지 씨디를 줬다고 했더니 타이틀 곡이 뭐냐구 묻더라구요?
제가 라이브와이어라고(로보트 삐지겠다-_-;) 잘못 대답을 했습니다만
이 아줌마 로보트고 라이브와이어고 도통 뭔지 못알아듣는 눈치길래 걍 패스-_-;




중요한 건 제인이 저한테 와서 그러는 거예요.
아직 가사는 안봤지만 음악이 정말 좋다고.

great!, nice! 마구 나와 줍니다.ㅎㅎ

그래서 제가 정말이냐고, 제인이 그렇게 얘기해주니까 내가 막 흥분된다고 하면서 어떤 노래가 젤 좋았냐고 물었더니 9번(1004)과 10번(FM business) 트랙의 랩이 좋았다.
두 곡이 정말 다른 느낌인데 신기하다는 표정 지어줬구요, 그리고 1번도 좋다고 했어요.
1번이라길래 헤피엔드를 말하는 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어요.

40대 중반의 제인이 FM business가 좋다고 말해주니 기쁨이 두배가 되더라구요.




그날 이후 저는 7집에 새로이 버닝되어서 몇일을 귀에 꽂고 살았는데요,
그동안 6집의 하드한 사운드에 귀가 절어 있어서 7집 사운드의 섬세한 느낌을 다 느끼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좋네요.^^

태쟈, 고맙다 그런 기쁨을 안겨줘서.

또 좋은 소식 있으면 태지와 태지 가족들에게 알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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