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  1/26 0  관리자모드
그냥한번 수정하기 삭제하기
옛날 인터뷰와...
 



시간이 닿는다면..옛날 음악관련 인터뷰들을 연도별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의 시점에서 필요한건 서태지의 디스코그라피의 정리가 아닐까.
사실 태지관련 음악 인터뷰는 그 양이 상당히 적다.
그리고 신빙성이 없는것들도 있고.

아마 태지는.. 어느때부터인가 묻는것 이상의 말은 하지 않는것 같다.
말을 할 가치가 있고 없고를 이젠 나름대로 고른다고 해야하나.


서태지의 각 앨범들은..지금에 이르기까지..
아니 지금에 이르러서야 알수있듯이...

각각 독립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물론 그건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도 마찬가지다.

한개인의 음악적 디스코그라피라는것은 꽤나 음악에 대한 이해에 단초를 제공해주곤 하지.



서태지란 이름과 이슈가됐던 장르적인 문제때문에 서태지씨의 디스코그라피는 왜곡되게 얽히고 섥힌지점이 보이는면이 있다.


음악적 느낌과 단초의 제공으로서만의 디스코그라피(사회적 의미는 좀 배제한..)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지만. 흠.


특히 요즘 처럼 세계음악의 흐름의 조류가 과거음악의 확대재생산(어느시대나 그렇다만..), 해체와 합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단순히 해외음악안에서만 음악을 분석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수가 없어서.
왜 태지의 음악 카테고리..디스코그라피내에서의 확대재생산은 무시되는지.



아래 인터뷰에서... '너와 함께한 시간속에서'와 '마지막 축제'에 대한 언급에서.. 현재 서태지씨와의 인터뷰와의 이어짐을 느낄수 있었다.

지금와서 읽으니 또 새로운면이 있다.

작가의 음악적 태도또한 디스코그라피에서 빼놓을수는 없을텐데.
서태지씨의 담론에서 상당히 이부분은 배제되어 보인다.

7집같은 경우는 더더욱 이 디스코그라피의 연장선에서 해석할 여지가 있어보이는데. 흠.

서태지평론에서 아쉬운점은 이러한 각 앨범간의 단절이 아닐지.




아래 인터뷰는 강헌과의 인터뷰증 음악에 대한 이야기만을 뽑아놓은 것이다.
아마 지금과 비교해서 생각해볼거리가 꽤 되는 인터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서태지가 음악하는 태도.. 그리고 7집에서 가장 강조적으로 썼던 단어..'감성'이란 단어의 실마리가 어느정도도 있어보이는 인터뷰이기도하고.


1. 주제의 도입: 어두움과 밝음의 변증법
- 헤비메틀에서 랩과 댄스 뮤직으로



강 헌: 당신의 음악적 출발점은 이제는 전설로만 남아 있는,
김종서와 신대철 등이 멤버로 있었던 헤비메틀 그룹 시나위이다.
뛰어난 음악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서의 헤비메틀 음악인들은 편견과 소외의 그늘에서 형편 없는 대우를 받아왔다.
80년대 말을 기점으로 이들 중 일보는 오버그라운드로의 전향을 선언했고 또 김종서나 당신의 경우처럼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특히 흑인음악을 좋아했다. 아시다시피 록은 백인들의 전유물 아닌가?


서태지 : 4집 앨범을 끝으로 시나위가 해체되면서 나는 게속 밴드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멤버 구성이 쉽지 않았다.
어정쩡했던 그 시간을 나는 혼자서 컴퓨터 음악을 공부하면서 보냈고 그러는 도중에 새로운 댄스뮤직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많은 것을 경험해도 될만큼 충분히 젊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두 형을 만났고 서태지와 아이들이 탄생되었다. 처음엔 시나위 시절을 알고 있는 매니어들로 부터 배신자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데 있어서 나는 까다롭지 않다. 유명하고 노래 좋으면 전부 다 좋다. 헤비메틀 밴드에서 베이스를 칠 때도 머틀리 크루나 아이언 메이든, 신데렐라 같은 록 밴드 뿐만 아니라. 밀리 바닐리나 쟈넷 잭슨 같은 이들의 음악도 즐겨 들었다.


강 헌: 그리고 당신은 3집 발표 후에도 당신 스스로 규정하듯이 댄싱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립싱크 애기 부터 시작하고 싶다. 안무 때문에 라이브 무대에서의 립싱크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밴드 출신으로서 립싱크는 치욕이 아닌가?


서태지: 립싱크, 특히 밀리 바닐리나 금년의 마로니에의 경우 같은 남의 목소리 도용은 당연히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니까 일단 제쳐놓고 방송 스튜디오나 라이브 무대에 대한 것을 중심으로 얘기하겠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립싱크는 서구에서는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특히 댄스뮤직의 경우에는 당연하다고 인식한다. 마이클 잭슨도 아예 마이크 없이 노골적으로 립싱크를 한다. 이 무대에서 보여주는 건 노래가 아니라 춤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공연에서도 노래하나 마치고 들어와 다음 노래를 위한 의상을 갈아입을 때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받아야 될 정도로격렬하고 힘들다. 노래를 부르는 것만이 우리의 임무는 아니다.


강 헌: 동경 라이브 클립을 보니 마돈나는 립싱크 없이 거의 대부분의 노래를 소화하던데?


서태지: 마돈나의 춤과 우리의 그것은 칼로리 소비가 다르다.
그렇지만 나도 마돈나의 그점은 인정하는데 폴라 압둘의 경우 그리 다르지 않는 춤을 추면서도 대부분 립싱크인 데 반해 마돈나는 80% 이상을 라이브로 소화한다. 물론 어거지라도 동작을 줄이고 노래를 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공연을 보러 오는 이들은 우리의 노래만을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춤과 무대 연출, 다시 말해 종합적인 환상의 현실에 참여하러 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팀의 특성이다. 외국의 경우를 볼때 라이브도 성격에 따라 두부류로 정확히 나누어져 있다.립 싱크를 하는 공연장, 단 여기는 절대로 라이브 콘서트라는 말을 쓰지 않고 콘서트라고 한다. 우리 역시 거의 립싱크를 하지 않았던 1집 공연 이후로는 콘서트라고 표기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없앴던 것이다.


강 헌: 당신은 랩댄스 뮤직이라는 카드를 들고 단 한 번의 베팅으로 경악에 가까운 성공을 거두었다. 1집의 재킷을 보면 프로듀서를 맡은 이가 나미의 `인디언 인형처럼`등을 통해 한국에서 리믹스 엔지니어의 일인자로 꼽히는 유대영으로 되어 있다 .


서태지: 유대영씨는 우리를 발탁했고 매니저가 된 분이지만, 1집 이후 결별했다. 한국의 상황에서 성공한 뒤에 매니저와 갈라선 다는 것은..... 욕 많이 먹었다.이 부분에 대해선 더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하고 싶은 것은 1집의 재킷엔 말한대로 'Produced by 유대영'으로 되어 있지만 음악에 있어 그분이한 건 사실 없고 2,3집처럼 내가 거의 모두를 담당했다는 점이다.


강 헌: 당신의 모든 앨범은 Yo! 라는 간투사로 시작한다. 그것은 무슨뜻인가?


서태지: 흑인 속어인데, 별다른 뜻은 없고,'야!' 그런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 우리가 속해있는 기획사 이름인 요요기획도 이 말에서 비롯된다.


강 헌: 'Yo Taiji'라는 제목의 짧은 연주곡으로 당신은 모든 앨범의 의 프롤로그를 구성한다. 이 프롤로그가 매번 새로움을 보여주려는 당신 앨범의 스타일을 음악적으로 요약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작지만 참신하다. 어디서 힌트를 얻었는가?


서태지: 질문 그대로 이다. 말하자면 '야! 태지야 나와라' 하는 식인데,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런 프롤로그 스타일을 가지고 독창적이라는 말을 할 순 없겠지만 그전에 어디서 본 것 같지는 않다.


강 헌: 프롤로그 뒤어 난 알아요가 등장한다. 이 곡의 가장중요한 의미는 한국어로 도 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확고히 증명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당현한 것으로 받아지고 있지만 이 사실은 우리 대중음악의 미래를 상정할때 매우 중요한 결절점이다.
나는 어떠한 이유로도 한국에서 영어로 노래 부르는 것을 승인할 수 없다. 특히 메틀 앨범이 그런 경향이 심한데, 지금은 다른 장르에서도 교묘히 이경향이 번져가고 있다.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는 거창한 꿈을 꾸었다면 음악적으로 성공한 뒤에 얼마든지 영어버전을 만들어도 될 것이다. 이 앨범엔 똑같은 곡의 영어 버전인 Blind love도 같이 실려 있다. 랩 가사를 만들었던 과정에 대해 알고싶다.


서태지: 곡을 먼저 쓰고 난 뒤 랩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홍서범, 나미 선배가 그전에 시도해 본 바도 있지만 여전히 우리 말로 랩을 하는 것은 모험에 속했다.하지만 꼭 우리말로 하고 싶었다. 그렇게 과감히 결정하긴 했지만, 예상대로 굉장히 어려웠다. 발음, 띄어쓰기, 휴지부의 호흡 등 고려해야 할 거싱 하나 둘이 아니었고, 하나하나 고쳐가면서 조금씩 만들어 갔는데 완성하기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마치고 나서야 아, 되긴 되는 구나, 뿌듯하기도했다. 그리고 `Blind Love` 는 우리 말 작업을 마친 뒤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 본 것이다.


강 헌: 특히 애착이 가는 대목은?


서태지: 한글자, 한단어 모두이다. 이때의 데모 테이프는 아직도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는데, 데모 테이프 완성 후에도 손질했기 때문에 최종적인 레코딩은 또 다르다. 이제는 요령이 좀 생기기는 했어도 랩 가사는 지금도 힘겹다.


강 헌: "그 어렵다는 편지는 쓰지는 쓰지 않아도 돼!" 같은 랩 부분의 신선한 수사학에도 불구하고 후렵 부분의 선율은 대단히 상투적으로 느껴졌다. 이른바 '대중성에 영합'하려는 의도였는가?


서태지: 데모 테이프 때는 이 부분의 가사가 영어였다. 그때는 몰랐는데 한국어로 바꾸고 나니까 그런 느낌을 나도 받았다. 그러나 그때는 밀리 바닐리나 바비 브라운을 좋아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쉽고 친숙한 선율에 끌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강헌: 해맑음을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당신의 음악에는 상업적성공을 유인하는 카리스마가 있다 하지만, 이 경쾌한 해맑음 밑에, 당신을 그냥 숱하게 보아온 아이돌스타의 일인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짙고 어두우며 섬뜩한 통찰력이 복류한다.
나는, 어쩌면 언더그라운드의 메틀 밴드 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배태되었을 수도있는, 이 두겹의 음악적 빛깔이 당신을 문제적인 화두로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 밝음과 어두움, 타협과 고집, 열려짐과 닫혀짐, 광장과 밀실- 이 양립 불가능한 두 축의 이미지가 솟아오르는 1집의 문제작이 바로 `난 알아요`의 뒤를 잇는 환상속의 그대`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계속 언급되겠지만, 이렇게 빚어지는 이미 지의 2중주가 당신의 음악적 전략이라고 생각되는데?


서태지: 글쎄, 모든 사람에겐 이중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나 또한 그러하다. 가령 친한 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땐 재미있고 부드럽지만 방송국 같은데서 어쩌다 부당한 일이 생겨 싸울 땐 싸늘해진자신을 발견한다. 그런 성향이 음악에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강 헌: 그런데 앞의 두 노래가 의식의 양면을 가로질러 갔다면 또 다른 한편으로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는 음악적인 규칙, 즉 쟝르가 의도적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느껴졌다. 싱어송라이터이자 편곡자와 음악감독인 당시의 권능이 발휘된 노래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곡의 장르는 무엇인가?


서태지: 지금도 나의 노래들 중 단 한곡을 꼽으라면 이 노래를 꼽는다. 이노래의 가사는 여자 친구랑 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의 절정을 그려 본 것인데, 글쎄 장르는 만든 나도 제대로 설명하기 힘들다. 내가 가장 감상적인 느낌 속에빠져 있을 때 만들었다.


강 헌: 1집의 성공이 우연이 아님을 단 숨에 증명해 버린 이듬해의 두번째 앨범은 우선 何如歌 誰是我같은 제목이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서태지: `하여가`와 `수시아`는 대학교수이신 외삼촌이 데모 테이프 제작 후에 붙여준 제목인데, 본래는 '변해버린 너'와 '유일한 나'라는 제목이다.


강 헌: 외삼촌이 도움을? 가족 얘기가 나온 김에 한번 쉬어 가자.
당신의 셋째 할아버지가 우리 교향악단의 여명기를 이룬 분이며 연세대 음대 학장까지 역임하신 우리 음악계의 원로라고 들었다. 당신의 음악을 들려드린 적은 없는가?


서태지: 테모 테이프를 한번 들려 드린 적이 있는데, 볼륨 좀 낮추라는 말씀만 하셨다.


강 헌: 하여튼 `하여가`는 메틀적인 요소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태평소까지 고용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또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 보면 3집의 방향이 이미 여기서 암시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이 노래 중 이태섭이 맡은 기타애드립이 그룹 테스타먼트의 샘플링이라는 지적도 있었는데?


서태지:샘플이 아니라 거의 카피(표절)적 성격이 농후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나머지 모든 트랙에서도 그렇지만 `하여가`의기타 솔로도 코드 진행의 틀만 제시하고 이 기타리스트에게 직접 맡긴 것인데 녹음할 때는 몰랐으나 나중에 테스타먼트의 앨범을 들어보니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결코 고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운 느낌은 떨쳐 버릴 수 없다.
태평소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사심없이, 막연하게나마 국악기를 고용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리하여 김덕수씨가 온갖 국악기를 스튜디오로 가져왔고, 처음엔 실험 삼아 징과 꽹과리를 써보았는데 도무지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기를 거듭하다 눈길이 멎은 악기가 태평소였는데, 애초에 넣으려던 신서사이저 하이음과 주파수가 비슷해서 딱맞아 떨어졌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이 곡이 발표되자 일각에선 '국악가요'운운하면서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는데 언론이 또 나를 갖고 흔드는 구나 하는 생각에 솔직히 말해 기분이 언짢았다. 오히려 국악하시는 분들이 이노래가 국악가요는 아니지만 국악의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격려해 주실때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2집의 곡들 중 맨 마지막 노래인 `마지막 축제`가나 개인적으론 `하여가`보다 더 서태지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강 헌: 또 다른 차원에서 충격받은 것은, 열광적인 객석의 아우성을 배경음으로 시작하는,TAIJI를 Talent, Attention, Intellect, Joy 등으로 해자(解字)하여 거의 자기도취적인 오만이 분출되는 `우리들만의 추억`이라는 노래이다. 이 노래는 유일하게 영어로 랩을 구사하는 노래이기도 한데, 당신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메세지치곤 자신감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가? 달리 생각하면 이러한 태도야말로 이전의 대중음악가와 당신을 구별하는 점일지도 모르겠다.


서태지: 랩의 영어부분은 음악선배의 친구가 소개해 준 재미동포 2세인 릴리안 비라는 사람이 썼다. 이 노래는 당신이 느낀 오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우리에겐 아주 특별한 노래이다. 나와 나의 동료들은 아마도 죽을때까지 1집 이후 우리에게 쏟아졌던 팬들의 함성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이 노래는 이 벅찬 희열에 대한 보답이며 또한 우리 공연의 앵콜 곡이기도 하다. 팬들은 우리가 기성세대의 온갖 편견들로부터 구박받을 때 유일하게 우리를 지켜준 최후의 보루이다.


강 헌: 이 노래의 반대편 맥락에 선 노래가 놀랍게도 뒷면에 바로 나온다. 앞의 곡에서 격정적으로 표출되었던 당신의 팬들에 대한 일체감은 이 `너에게`에서 "니가 아무리 지금 날 좋아한다고 해도 말야 그건 지금 뿐일지도 몰라"로 뒤집어지는 것이다. 그리고이 발라드는 1집의 이 장르 곡보다 훨씬 진전했다. 당신에게 발라드는 어떤 것인가?


서태지: 그런가? 어쨌든 발라드는 가장 쓰기 힘든 음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장르에서 독창성을 발휘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1집때도 `이제는`같은 곡을 시도해 보았지만 그대로 드러나듯이 가장 완성도가 떨어지는 대목이다.


강 헌: 그리고 화제가 된 곡이 마약문제를 암시하는 `죽음의 늪` 으로 이 화두는 3집에서 `제킬박사와 하이드`로 발전한다. 밝음을 얘기할때 보다 분열적인 상황을 다룰때 당신의 솜씨가 더욱 발휘되는 것 같은데?


서태지: 마약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노래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청소년에게 있어 마약 문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리고 이 곡의 편곡패턴은 스매싱 펌킨스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이클 잭슨, 특히 Dangerous앨범의 스타일에 영향받은 것이다.


강 헌: 1,2집에 걸쳐 당신의 성공은 완벽한 것이었으며 또한 음악뿐 아니라 모든 부문을 통털어 가장 어린 나이에 이룬 것이기도 하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성공의 근거는 무엇인가?


서태지: 습작시절 선배들이 남들보다 빨리 이해하고 흡수한다고 칭찬해 주었는데...... 다른 것은 나도 잘 모르겠다. 오로지 음악만을 사랑해왔다는 것 말곤 달리 말할게 없다.





2.주제의 전개와 발전: 주류의 지각변동
-- 그에게 록(Rock)은 무엇인가



강 헌: 당신의 음악 안에는, 트레쉬 메틀과 얼터너티브 록이 기조를 이루는 3집에 이르러서도 다양한 음향효과가 고용되고 있는데 효과의 남용이 본연의 음악적 생명력을 거세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서태지: 물론 나 역시 꼭 필요한 부분만 쓰기 위해 노력한다.
가령 정신분열의 환청을 묘사하기 위해 `제킬박사와 하이드`의 인트로에서 썼던 효과음향처럼. 당연한 말이지만, 이 효과들이 결코 음악의 본질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곡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기술이라는 유혹으로부터 완전히 탈출하기는 쉽지 않다. 가령 1,2집에서는, 당시에 가장 널리 유행했던 오케스트라 HIT이나 혼 HIT 같은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했다.
메틀이 주조를 이루게 되는 3집에 이르러 이 효과의 고용은 많이 자제되었는데, 3집에서 주로 구사한 효과는 디스토션과 스크래치이다.


강 헌: 90년대에 들어서서 특히 문제되고 있는 샘플링 기법에 대해서는?


서태지: 역시 마찬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1집에서 많이 썼는데, 샘플링은 어쩔 수 없는 소비성 기법이며 인스턴트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CD 샘플링은 완벽하게 배체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강 헌: 자 이제 록에 대해 이야기 할 때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당신이 생각하는 록 음악이란 어떤 것인가?


서태지: 나는 비평가가 아니라서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음악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우선 젊고 가장 솔직하며 동시에 깊이 있는 음악으로 정의하고 싶다.


강 헌: 우리는 랩과 레게의 흥청거리는 측면만 수입했으며 94년대에 들어서는 거의 홍보전략의 차원으로만 얼터너티브 록을 내세워 그 본연의 정신을 모독하는 신인밴드들도 출몰하곤 한다. 음악적인 측면만으로 한정할 때 , 시애틀을 본거지로 발흥한 얼터너티브 사운드 속엔 사이키델릭과 헤비메탈, 그리고 펑크의 핵들이 녹아 흐르고 있다. 이중 사이키델릭은 70년대 초반 신중현에 의해서 시도되다가 외풍으로 인해 중도에서 표류되었고, 펑크는 아예 수입되지도 않았다. 당신이 얼터너티브 록이라고 규정한 `발해를 꿈꾸며`를 예로 들어가 보자


서태지: 이 곡의 최대 과제는 너댓 개의 모티브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었다. 새소리의 효과음에 이어지는 어쿠스틱 기타의 서주는 청명한 하늘의 이미지를 의도한 것인데 여기에지저분한 느낌이 들 정도로 밸런스가 무너진 첼로를 동반시킴으로써 혼돈을 노렸다. 그리고 양현석의 랩적인 멜로디가 등장하면서 급격히 메틀로 돌아서며 불안과 긴장을 고조시키다가 트윈 기타가 받치는 후렴구로 상승한다. 이는 긴장-긴장-해방의 구성을 꾀한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타 애드립은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의 여백을 남긴 것인데 이상의 전과정의 반복 이후 가장 맘에 들지 않는 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내가 이 곡을 얼터너티브라고 한 것은 이상과 같은 구성과 선율, 특히 첼로의 멜로디 라인, 연주기법 등이 정통적인 록의 노선에서 이탈해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며, 가사 또한 본격적인 얼터너티브 정신으로 충만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국 대중음악의 상황에서는 개중 그래도 몸부림친 축에 든다고 본다. 하지만 음악적인 측면에선 `널 지우려 해` 가 가장 얼터너티브의 정신에 입각해있다고 본다.


강 헌: 80년대 중반 부터 통일에 대한 숱한 '불온한' 노래들이 만들어지고 또 불려졌다.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서태지: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들어볼 틈도 없었고, 난다만 나보다 어린 세대들의 통일 불감증 혹은 이해타산에 입각한 회피적인 태도에 충격을 받았고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심정을 음악적으로 옮겨 보고 싶었을 뿐이다.


강 헌:사이키델릭을 본격적으로 태클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환각제 문제가 말썽이긴 하지만.


서태지: `내 맘이야`와 `제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약간 시도했지만 그저 효과의 측면에 불과하고, 아직 잘 모른다. 언젠가 본격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 그리고 맨정신으로도 얼마 든지 '가서'하는 사람도 많다.


강 헌: 이 곡과 짝을 이뤄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교실 이데아`는 보다 직설적으로 현재 제도교육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에 십대는 물론 그 이전의 세대까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육제도의 모순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제도권 내의 대중 음악에서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란 공연윤리 위원회의 검역의 벽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서태지: 나의 학교생활은 참으로 짧았다. 그러나 교육의 경험이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 나는 학교의 경험을 오직 솔직히 쓰고자 했다. `교실 이데아`의 서두인 '됐어!'는 그러한 경험과 기억의 요약이다. 현석 형만 해도 학교 다닐때 춤추고 싶어서 카세트 라디오를 들고 대학로에 나왔다가 다 뺏기고 밤거리를 헤매 다닌 기억이 있다고 한다.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아마도 이 절망감은 누구나 하나씩 가슴속에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이 곡을 만들고 났을 때 과연 이 곡이 공윤의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다.
수정 없이 통과된 사실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강 헌: 그건 아마도 당신의 막강한 위치 때문일 것이다. 나는 무명의 록커가 이 곡을 만들었다면 당연히 짤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짤리거나 수정요청이 떨어지면 어떡할 생각이었는가?


서태지: 한 글자라도 반려되면 몽땅 연주곡으로 채워 굴복하지 않고 싸울 생각이었다. `교실 이데아`는 아예 연주곡으로 만들어 놓았으며 우리는 '무수정 통과'가 떨어질 때까지 이러다가 노래는 단 세곡만 실리는 거 아닌가 하며 내심 초조해야 했다. 사전 사후 심의는 당연히 없어져야 한다. 가사 한마디 가지고 대중들이 어떻게 된다는 사고는 대중들의 의식수준을 무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제재는 방송이나 향후의 케이블 T.V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강 헌:`제킬박사와 하이드`도 표현의 통념적인 둑을 넘은
노래이다. `죽음의 늪`에서 이미 제시되었던 분열의 양상은 더욱 음영이 짙어졌으며 무엇보다도 이러한 메세지의 내면이 악곡의 구성과 긴밀한 호응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내 맘이야` 와 함께3집 앨범의 최대성과라고 나는 생각한다.


서태지: 대중들은 이 곡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데 매니어와 특히 비평가들이 이 곡을 주목하는 것 같다. 주제는 앞 앨범의 `죽음의 늪`에서 이어지는 것이지만 음악적인 구성에서는 `마지막 축제`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당신이 지적한 대로 이 곡은 서로 말이 안 되는 것들이 극단적으로 대비되어 있다. 내가 노린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즉 이 극단적인 대비에서 분열과 자기파괴 라는 의도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생각한다.


강 헌: 다소 느닷없는 느낌을 주는 `영원`은 어떤가? 이 느닷없음이야말로 음악감독으로서의 당신을 규정하는 또하나의 기준인 것 같은데?


서태지: 나는 '클래식'을 모른다. 제목이나 작곡가 이름은 더욱 더. 그런데 어쩌다 우연히 귀에 들어오는 음악에 눈물이 핑 돌 만큼의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 이건 요즘의 학생들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래서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 마치 "내가 한 번 해볼테니 들어볼래?"라는 식으로.. 하지만 편곡의 어려움을 처음으로 느꼈을 정도로 작업은 어려웠다.
연주를 저팬킹 오케스트라가 맡았기 때문에 어레인지를 일본인이 담당했다더라는 말도 돌았지만 그건 낭설이고, 이 곡이 완성되기 까진 공동으로 편곡을 맡은 이성환씨의 공이 지대하다. 이 곡은 1,2,3,집 통틀어 내가 참여한 부분이 가장 작은 노래이기도 하다.


강 헌: 당신의 앨범에 참여하는 세션 주자들은 매번 새로운인물들이다. 기타리스트들의 면면만 훑어도 1집에서는 신대철, 손무현 등이, 2집에서는 이태섭과 이토가 그리고 3집에 이르면 팀 피어스가 주로 담당한다. 프로듀서로서 세션 기용의 원칙이 있다면?


서태지: 세션맨이 갈리는 이유는 매 앨범마다 음악의 장르와 스타일이 바뀌기 때문이며, 선택의 기준은 연주를 가장 잘 하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에 가장 적합한가의 여부이다. 팀 피어스의 기용은 사람마다 평가가 엇갈릴 수는 있겠지만, 내 판단으로는 얼터너티브 곡에서는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발해를 꿈꾸며` 같은 경우엔 한번에 끝낼 정도로 이곡의 성격에 잘 부합했다.
`교실 이데아`에서 내가 직접 쳤던 것도 꽤 많은세션맨들의 오디션을 거쳤지만 트레쉬 메틀의 영역에서 각각의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어떤 '느낌'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 서태지열전-사파 서태지, 정파에서 파문당하다
   ▼ Re: 신곡리뷰) 태지 보이가 확신을 말하는 또다른 방
목록보기 게시물 작성하기 답글쓰기


EZBoard by EZNE.NET / kissofgod / skin Ezeon